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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서울

우리집만두 선릉본점 I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한 만두국과 직접 만든 손만두

by 삐삐씨 2023. 1. 13.

"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는 음식입니다 "



보기만 해도 땀 뻘뻘 날 것 같은 빨간 비주얼의 매운 만둣국으로 SNS를 강타한 우리집만두 선릉 본점입니다.
웨이팅이 있을 줄 알고 마음 먹고 갔는데, 평일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 방문했더니 바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선릉 우리집만두

생각보다 더 집 앞 분식집 느낌이 물씬 나는 가게입니다.
선릉 먹자골목 끝쪽에 있는데도 맞은편에 아파트가 있어, 마치 아파트 상가 안에 있는 식당처럼 느껴졌습니다.

가게 앞에서는 직원분께서 열심히 만두피를 만들고 계셨고, 그 옆으로는 찜기에서 만두가 잘 익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만두가 다 쪄지면 뚜껑을 열어 주시는데, 그때 나오는 수증기를 보고도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람은 미친 자제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단 저는 아닙니다.



선릉 우리집만두 메뉴

저는 오로지 매운만두국만을 보고 왔습니다만, 버섯 매운 칼국수도 유명합니다.
살짝 흔들리긴 했지만 버섯 매운 칼국수와 비슷한 등촌 샤브샤브가 저의 최애이기 때문에 배신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서브 메뉴로 김치군만두를 주문하고 싶었지만, 오후 3시부터 주문이 가능하다고 해서 그냥 김치만두를 주문했습니다.
우리집만두는 만두가 김치만두 하나입니다. 저는 김치만두파 이므로 오히려 좋았습니다.

만두치고는 살짝 가격이 높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기본 만두국, 매운만두국, 김치만두 세 가지로 주문했습니다.



선릉 우리집만두 음식

가게 안에 들어가면 이렇게 매장 한편에서 열심히 만드신 만두 행렬을 볼 수 있습니다.
찜기에 들어가기 전 대기 타고 있는 만두들인데 크기가 꽤 큰 왕만두입니다.



주문한 음식이 나왔습니다.

반찬은 겉절이와 오이무침이 나오는데, 이 김치들이 아주 마약이었습니다...
거의 설렁탕집 섞박지처럼 메인음식을 먹기 위한 버프 같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입니다.

김치만두를 먹어봤는데, 너무 의외였습니다.
김치맛이 거의 안 나고, 어린아이들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매콤한 맛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고기맛도 거의 안 났고, 두부맛이 많이 느껴져 담백하고 건강한 맛의 만두였습니다.

김치가 아니라 그냥 배추가 들어간 만두가 아닐까 의문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겉절이와 아주 잘 어울려 만두에 겉절이를 싸 먹으니 부족한 간을 더 해줘 비로소 완성되는 듯한 맛이었습니다.



선릉 우리집만두 만두국

우선 기본 만두국부터 먹어봤습니다.

국물을 보면 사골 국물처럼 뽀얀 육수 색을 띠어 깊은 맛을 상상했는데, 이것도 의외로 담백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약간 평양식 같은 맛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멸치육수라기에는 사골에 조금 더 가깝긴 했습니다만, 사골도 아닌 것 같았습니다.
아무튼 깔끔하고 담백한 육수여서 저처럼 간을 세게 해서 먹는 사람들은 김치를 거의 퍼 먹어야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웰빙스러운 맛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선릉 우리집만두 매운만두국

제일 기대했던 매운만두국입니다.

국물 한 입만 먹어도 20대 여성인 저의 입에서 50대 아저씨가 해장할 때와 같은 소리가 날 것 같이 생겼습니다.
완전 취향저격인 첫인상에 기대를 가득 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집만두의 음식들은 비주얼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됐습니다.
분명 칼칼하게 매콤해야만 할 것 같은데, 보기와는 다르게 담백했습니다.
기본 만두국에서 고추기름이 더 해진 듯한 맛이었습니다.

분명 고추가 들어가 있는 것 같은데 청양고추의 알싸한 맛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풋고추를 넣은 것 같습니다. 이건 배신입니다...



그래도 깨끗하게 느껴지는 고춧가루와 담백한 육수맛에 텁텁하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MSG 맛이 느껴지지 않는 건강한 음식을 먹는 기분이었고, 깔끔한 맛 때문에 수저질을 계속하게 됩니다.

만두를 갈라 보면 파, 양파와 같은 야채와 역시나 두부가 많이 보였습니다.
김치는 양파와 비슷하게 잘려 있어 눈에 띄지는 않았습니다.

음식이 전체적으로 담백한 것을 보니, 김치 자체도 양념이 진하지 않아 만두에서도 김치 맛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만두는 두세 개만 먹어도 배가 든든할 정도로 크고 속이 차 있었습니다.




삐삐씨 TMI

보기와는 다르게 겉모습만 빨간 맛이었던 우리집만두의 매운 만두국과 전체적으로 삼삼했던 맛의 음식이었습니다.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건강한 맛과 직접 만든 손만두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든든한 한 끼 식사를 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고, 무엇보다 사장님께서 직접 만드신 겉절이와 오이무침도 아주 맛있었습니다.
텁텁하지 않고 깔끔한 맛도 의외로 중독성이 있다는 걸 느끼게 된 음식이었습니다.

집 근처에 있다면 종종 갈 것 같지만, 집과 거리가 있기 때문에 한번 먹어본 걸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상호 : 우리집만두 선릉본점
위치 : 서울 강남구 선릉로 424
영업시간 : 월 - 토 11:00 - 21:00 / 일요일 휴무
주문메뉴 : 김치만두(9,000), 만두국(10,000), 매운만두국(10,000)